김성령은 지난 2일 인기리에 종영된 ‘야왕’에서 백학그룹 회장의 장녀 백도경으로 출연했다. ‘추적자’에 이은 재벌가 캐릭터였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우아한 매력은 물론이고 아들 백도훈 (정윤호)에 대한 모정, 주다해 (수애)를 향한 증오 등을 선보임으로써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화려한 겉모습은 ‘추적자’ 서지수와 비슷하지만 내면적으로는 많이 다른 캐릭터였어요. 서지수가 자기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했다면 백도경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목소리 톤을 낮추고, 날이 서있는 듯한 표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실 연기하는 건 서지수가 더 재미있었어요. 그동안 바르고 정돈된 역할을 많이 해서 그런지 새롭더라고요.”
“도훈이가 죽기 전 꿈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엄마’라고 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정말 슬퍼요. 처음에 그 장면은 도훈이 죽을 때 ‘도훈아’라고 소리 지르는 설정이었는데 전 그렇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도훈이를 나지막하게 불렀죠. 충분히 감정이 전달된 것 같아 만족해요. 그 신은 정말 여러 번 촬영했는데 계속 눈물이 났어요.”
“정윤호는 정말 착하고 예의 바른 친구예요. 생각했던 것보다 순진했어요. 아이돌이라 항상 보호를 받다보니 ‘우물안 개구리’ 같기도 했어요. 제가 바깥세상을 알려주고 싶었죠. (웃음) 연기가 힘들었을 텐데 힘든 내색 한 번도 안하더라고요. 남자답고 어른스러웠어요. 권상우는 정말 웃겨요. 개그맨 같아요. 분위기메이커죠. 그리고 다른 배우들을 배려해서 맨 마지막 신을 자기가 찍더라고요.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열의가 대단한 배우였어요.”
“사실 ‘추적자’는 시나리오가 워낙 탄탄했잖아요. ‘추적자’ 이후 다른 시나리오를 봤는데 다 재미가 없었어요. 소속사에서는 ‘추적자를 잊어버리고 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 못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야왕’을 하게 됐죠. 처음에는 스피드한 전개가 재미있었는데 중반 이후부터 뭔가 흐지부지된 것 같아 아쉬웠어요. 하류의 복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백도경도 뭔가 해낸 게 없잖아요. 그런데 요즘 더 막장인 드라마, 많지 않나요?”
김성령은 ‘추적자’에서부터 영화 ‘자칼이 온다’, 이번 드라마 ‘야왕’까지 팜므파탈 캐릭터를 연기했다. 최근 그는 SBS 예능 ‘힐링캠프’에 출연해 “난 털털한 편이다”고 뜻밖의 고백을하기도 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도 솔직하고 귀여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미지 변신에 대해서는 쿨한 반응을 보였다.
“화장 때문에 제 이미지가 그렇게 보이나 봐요. 사실 화장 안하면 순해 보여요. (웃음) 저는 순발력이 좋은 배우가 아니라서 다지고 다져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영화라면 준비 시간이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겠지만, 드라마는 사실 그렇지 못하잖아요. 만약 저에게 사투리 연기를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역할을 찾는 거죠. 감독들도 배우들에게 무리한 걸 시키지는 않아요.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캐스팅을 하는 거니까요.”